현피의 이야기

여행의 목적과 다른 새로운 도전

현딘 2023. 9. 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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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뉴욕여행 17일 차

아침부터 일어나 동행분한테 어제 생각한 대로 보스턴을 하루만 있기엔 너무 아쉬워서 더 있고 싶다고 버스표 변경이 가능하냐 물었다.
듣고 열심히 전화까지 하면서 찾아주셔서 놀랐고 결과는 아쉽게도 취소는 가능한데 둘이 같이 한 거라 두 개 다 해야 한다는 것.
그래서 그냥 내건 그냥 카페에 무료 나눔으로 올리기로 하고 숙박비와 어제 빌린 돈까지 다 정산해서 한 번에 드렸다.
그렇게 버스도 정해졌고 피시랑 11시쯤 만나기로 했는데 시간이 남아 동행분과 같이 아침을 먹고 가기로 했다.
난 근처에서 간단하게 먹을 줄 알고 짐은 두고 나왔는데 알고 보니 하버드역 가서 브런치로 카페를 간다길래 어..? 싶었다.
빵을 밥으로 먹는다고?
나로선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도 열심히 찾는 모습을 계속 보여준 동행분이라면 괜찮은 곳을 골랐겠지 하며 이왕 이렇게 된 거 새롭게 도전해 볼 기회라 생각하고 따라가 봤다.
카페에 도착하니 사람이 진짜 많았고 주문을 하고 기다리는데 동행분이 재밌던 점이 있다고 했다.
커피 문화 아니 커피에 넣는 것을 먼저 물어봐주는 문화가 좋다고 했다.
디카페인을 할 건지 혹은 넣는 우유도 다른 종류로 넣을 건지 먼저 물어봐줘서 편하게 바꿀 수 있었다는 것이다.
한국에선 그런 걸 물어보고 싶어고 뭔가 그렇게 주문하면 유난 떠는 느낌이라 힘들었는데 여긴 먼저 물어봐주고 존중해 줘서 좋다고 했고 이런 게 바로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는 문화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린 하고 싶은 게 있더라도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걱정하며 하지 못하는 모습들이 이렇게 커피 먹는 문화만 봐도 보이니까 말이다.


빵을 밥으로 먹나 싶었는데 먹어보니 생각보다 배도 부르고 맛있어서 괜찮았다.
빵은 밥이 아니라는 나만의 우물에서 또 나온 느낌이다.
밥을 다 먹곤 난 숙소로 다시 돌아가야 해 동행분과 헤어졌다. 헤어질 때도 깔끔하게 헤어지고 서로 여행 잘하라고 응원해 주는 게 마지막까지 기분 좋은 동행이었다.
집으로 돌아가 짐 끌고 나와 다시 하버드 근처로 나와 드디어 fsd가 되는 테슬라를 렌트 한 피쉬와 만났다.

테슬라 타고 나이아가라까지 로드트립하는데 호텔은 사라지고 차박하고 돈까지 뜯겨? 진짜 미치겠네? - https://hyundeanandfish.tistory.com/m/entry/%ED%85%8C%EC%8A%AC%EB%9D%BC-%ED%83%80%EA%B3%A0-%EB%82%98%EC%9D%B4%EC%95%84%EA%B0%80%EB%9D%BC%EA%B9%8C%EC%A7%80-%EB%A1%9C%EB%93%9C%ED%8A%B8%EB%A6%BD%ED%95%98%EB%8A%94%EB%8D%B0-%ED%98%B8%ED%85%94%EC%9D%80-%EC%82%AC%EB%9D%BC%EC%A7%80%EA%B3%A0-%EC%B0%A8%EB%B0%95%ED%95%98%EA%B3%A0-%EB%8F%88%EA%B9%8C%EC%A7%80-%EB%9C%AF%EA%B2%A8-%EC%A7%84%EC%A7%9C-%EB%AF%B8%EC%B9%98%EA%B2%A0%EB%84%A4

 

테슬라 타고 나이아가라까지 로드트립하는데 호텔은 사라지고 차박하고 돈까지 뜯겨? 진짜 미치

삶은 뜻대로 되는 게 없지만 받아들이는 태도가 중요뉴욕 여행 8일 차 어젯밤에도 뜻했던 대로 일기를 쓰지 못하고 너무 피곤해서 잠들었는데 오히려 그런 덕분에 아침에 해를 보겠다던 생각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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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테슬라 여행에서 fsd 되는 차량을 빌렸지만 우리가 타기 전 사람의 문제로 fsd를 못해봐서 너무나도 다시 해보고 싶어 렌트를 했다고 한다.
시내에서부터 손을 놓고 시작하는 fsd에 매우 놀라며 cape cod을 향해 출발했다.

카페 콪 이 아니라 캡캇은 지도를 보면 보스턴 오른쪽 끝에 마치 사람의 팔 💪처럼 생겨서 유명한 곳인데 보스턴에서 휴양지 하면 손에 꼽히는 곳으로 다들 추천하는 곳이고 여유롭게 해변도 즐기고 싶어 가기로 했다.
가는데 3~4시간이 걸렸고 저번보다 좋아진 fsd라고 하기엔 사실 이번에도 도로가 거의 직진인 고속도로라 오토 스티어와 큰 차이는 못 느꼈지만 아무튼 자율주행은 짱이야.
주차장 도착했을 때 돈 내야 하는데 게이트에서 할아버지가 처음엔 뭔가 있는 것처럼 부르길래 쫄았는데 오늘은 금요일이라 돈을 안내는 날이라며 웃으면서 운이 좋다면서 복권을 사라 고하며 웃으면서 길을 열어줬다.
한국 같았으면 그냥 오늘 돈 안내는 날입니다 하며 지나갈 텐데 여긴 이렇게 이런 사소하다면 사소할 수 있는 헤프닝에 대해 즐기며 사소한 것에도 감사하고 즐기는 게 좋았다.

처음엔 해수욕장을 둘러보다가 생각보다 사람도 없고 뭔가 볼 것도 없어서 이왕 여기까지 온 거 한번 끝을 찍어보자며 제일 끝 손가락으로 향했다.
가보니 차로는 더 들어걸 수 없고 돌로 된 길이 나왔는데 보기엔 멀어 보이지 않아 한번 도전해 보기로 했다.


가는 길에 이미 돌아오는 사람들과 만나는데 만날 때마다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얼마 안 남었다며 응원해 주고 인사하고 격려를 받았다.
이런 지나가며 만나는 사람들에게도 인사하고 응원해 주고 간단한 스몰토킹까지 사는 게 어찌 재미없고 외로울 수 있을까.
결국 그런 응원 덕분인지 중간에 몇 번이나 포기하려다가 응원받고 나니 힘이 생겨 끝을 찍었다.
사실 완벽히 끝은 아니었다.
정확히 지도의 끝은 조금 더 가야 하지만 돌길은 끝났고 더 이상 힘들기도 하고 끝을 찍는다고 해서 자랑하는 것도 아니고 사실 끝을 찍는 게 그냥 가보고 싶던 것이지 큰 의미도 없어 돌아가기로 했다.


돌아가려는데 묘비 같은 거 발견했다.
진짜 묘비인지는 모르겠지만 써있는 내용을 보고 감동받았다.
이 지역이 너무 좋고 여기가 너무 좋아서 여기다가 묻어달라고 했던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런 내용도 좋았지만 이런 걸 훼손하지 않는 문화이다.
한국에서 저런 걸 보면 장난 같고 공공의 장소라 바로 치워버릴 텐데 여긴 그대로 남아있고 이런 걸 존중해 주는 걸 보니 부러웠다.

다시 돌길을 건너갈 때 이제 오는 사람들에게 얼마 안 남았다고 저절로 응원이 나왔다.
특히 잘 못 걸으시는 할머니를 데리고 천천히 가시는 가족을 보며 정말 얼마 안 남았다며 다 같이 엄청 응원을 해주고 받는 사람들도 얼마 안 남았다며 좋아하며 해낼 수 있다며 다 같이 파이팅 하는 분위기란.
우리가 올 때 받았던 응원들을 생각해 보니 그분들도 이런 기분이었을까.

직접 해본 사람만이 얼마나 그 길이 힘든지 알고 그 길을 가는 사람을 서툴고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더라도 비판하지 않고 응원해 준다.

그렇게 다시 돌아왔고 시간을 보니 이미 너무 많은 시간을 써서 해수욕장을 즐기기엔 늦어 돌아가기로 했다.
만약 여행의 목적이 해수욕장을 즐기고 수영하는 것이었다면 완벽히 실패한 것이다.
하지만 여행의 목적이 새로운 것을 경험해 보는 것이고 해수욕장은 그냥 온 김에 즐기면 좋았던 것이라 그런지 오히려 이렇게 새로운 곳도 도전해 보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한 힘을 배웠고 개인의 자유와 존중을 배울 수 있었다.

저녁 시간이라 돌아가려는데 배고파서 여기까지 온 김에 랍스터랑 굴이 유명하니까 먹어보기로 했다.
원래는 대충 마음에 드는 곳 들어가려 했는데 생각보다 좋아 보이고 유명했던 곳은 줄이 많아 지나치고 다시 지도를 보는데 익숙한 이름이 보였다.
바로 페페라는 가게가 보여 이것도 운명이다 하며 바로 페페로 갔다.
하지만 페페는 올라가 보니 자리가 없어서 나갔다.
돌아오는 길에 진짜 아무 데나 랍스터랑 굴을 파는 곳을 찾아 들어가기로 했고 줄이 없는 Patio라는 식당에 들어가게 되었다.
줄은 없었지 정말 고급스러운 레스토랑 느낌이었다.
여긴 주문하는 게 진짜 특이하다.
테이블마다 서빙을 하는 사람 즉 주문을 받는 사람이 정해지고 모든 주문이나 질문들을 다른 웨이터들 말고 내 테이블에 지정된 웨이터에게만 한다.
팁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우리 테이블은 이탈리아 남자분이셨는데 이탈리아 남자한테 왜 반하는지 알게 되었다.
남자가 봐도 개 잘생겼다.
거기에 유쾌하고 친절하기까지 하니 팁을 주고 싶지 않아도 줄 수밖에 없다.


메뉴는 랍스터 샌드위치와 굴, 새우 등 여러 가지가 한 번에 나오는 Ptown sampler를 시켰다.

먼저 나온 샘플러는 이렇게 굴과 새우가 같이 나오고 와인 소스, 세비체, 양념이 나온다.
굴이 정말 유명해서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그렇게 뛰어나지 않았고 피쉬는 싱싱하지 않았다고 했다.
오히려 기대를 안 한 새우가 정말 맛있었다.
어떻게 같은 새우인데 저렇게 통실하고 맛이 풍부할 수 있는지 깜짝 놀랐다.
말미잘 같이 생긴 것 왼쪽에 있는 게 세비체인데 전에 타코집에서도 먹고 맛있었는데 여기서도 정말 맛있었다.
페루의 전통음식이라는데 회 무침이라고 생각하면 편하다.


랍스타는 그냥 랍스타 맛이었다.
역시 특별함보단 이런 분위기와 장소에서 즐기는 시간과 가치에 대한 가격을 지불하는 것 같다.
저 샘플러가 44달러 즉 6만 원이다.
랍스터가 오히려 더 쌈.. 30 몇 달러였다.
총팁까지 포함하자 거의 90~100달러가 나왔는데 음식의 가치보단 이런 분위기와 감성에서 먹는 경험과 식사 중 대화하는 시간들에 대한 가치를 지불한다는 게 더 맞는 표현인 것 같다.
좀 과하긴 함..ㅋㅋㅋㅋ

다 먹고 나서 또 3~4시간을 오는데 돌아오는 길에 휴게소에 있던 게임장을 들려봤다.
정말 엄청 컸고 온갖 게임기계들이 다 있었다.
심지어 위엔 볼링장도 있고 레이저 총 쏘는 서바이벌 공간도 있어서 놀랐다.
이렇게 휴게소에서 게임과 볼링을 즐기는 문화가 참 신기했다.


드디어 보스턴에 다시 도착했고 살사바를 늦게 들어가게 되었다.
어제완 다르게 크게 재밌지 않았다.
어제가 바차타 데이라서 거의 바차타 살사 비율이 9:1이라 그런 것도 있지만 같이 추는 여자들이 어제만큼 예쁘고 재밌지 않았던 것도 한몫했다.
중간에 키는 작지만 얼굴을 엠마왓슨인 여자가 있었는데 피쉬가 하고 너무 좋았다고 했는데 난 용기가 없어서 엠마왓슨이랑 못했다.
역시 도전하지 않으면 얻을 수 없다.
중간에 계속 눈 마주치던 여자가 있어 춤을 신청했고 재밌게 추길래 너무 재밌었다며 말을 걸었다.

이름은 카렌이고 뉴욕에 있다가 잠깐 온건지 뭔지 사실 나머지는 거의 못알아들었다.

다음에도 또 추자고 했고 헤어지고 나서 사실 다른 출 사람도 없어서 조금 있다 그냥 다시 춤을 췄다.
바차타를 추다 모르는 동작이 나오자 알려달라 해서 알려주니 잘 알려주는 선생님이라며 좋아했다.
또 춤을 추다가 바차타인 줄 알고 걸었는데 살사라 당황했고 온투를 출 줄 아냐고 물어보니 모른다길래 그럼 내가 온원을 한번 배워보겠다고 베이직밖에 못하는데 괜찮냐고 물었더니 좋다고 알려주겠다고 하는 게 재밌었다.
그렇다 보니 베이직만 하는데도 즐거웠다.

나도 알려달라고 하고 서로 모르는 게 있으면 알려주고 배우고 이 과정이 엄청 즐거웠다.
한국에선 모르는 게 나오거나 하면 그냥 당황하고 넘어가거나 하기 싫어하는 사람이 많거나 이렇게 당당하게 알려달라고 하는 사람이 적다.
물론 없는 게 아니다.
그래서 그런 애들과 추는 걸 더 좋아하는 것이다.
내가 모르는 건 당당하게 모른다 하고 배워갈 수 있는 태도 이게 더 발전하는 사람들의 태도이지 않을까.

춤을 몇 번 추고 쉬면서 얘기하다 보니 피쉬랑 얘기하던 여자랑 둘이 친구였다.
12시가 되어 헤어지기 전에 내일 뭐 하냐고 같이 시간을 보내도 되냐고 물어봤고 내일 약속이 있다고 해서 살짝 실망했는데 콘서트 간다길래 마침 피쉬도 내일 샘스미스 공연이라서 설마 싶어서 오 뭐 보냐 물어보니 샘스미스 공연을 본다고 했다.
현지인과 친해져서 활동을 그것도 다음날 약속을 잡고 만나 같이 공연을 본다? 참을 수 없었다.
그래서 오 내 친구가 보는 공연도 그거다 그럼 3명이 다 가네 하며 나도 가야지 그럼 하고 따라간다고 했다.
그래서 내일 다 같이 보기로 하고 디엠으로 블랙 어쩌고 하는 암표 같은 사이트를 알려준다기에 인스타를 따고 헤어졌다.
집 가서 오늘 만나서 좋았다고 표 보는 사이트 알려줄 수 있냐고 했는데 답장이 없어 기다리다가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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