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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싫은 이유는 뭐였을까 아빠와 여행을 하며 느낀 것들카테고리 없음 2023. 8. 17. 11:30반응형
아빠가 싫은 이유
정말 같은 상황이었어도 동생이나 친구들과 함께했을 때 그런 상황이나 조건이면 그럴 수 있지 하거나 긍정적이게 넘어가는데 아빠와 함께 할 땐 그게 정말 안된다.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부정이 차오른다.
아빠가 하는 말을 지금 부정하지 않으면 또 쓸데없이 이어진다는 걸 알고 그걸 방지하기 위해 부정적인 의견으로 막았던 것 같다.
그런데 과연 그게 쓸데없는 게 맞긴 했을까?
어떻게 보면 특이한 행동을 하는 거고 그 행동들을 난 좋아하고 피시나 동생이 했다면 오히려 좋다며 도전하자고 같이 도전했을 텐데 말이다.
물론 필리핀이라는 외국이라서 더 조심스러워진 것도 있다.
계속 호객행위를 하고 그걸 거절하고 자꾸 시달리다 보니 그 상황 자체를 피하고 싶었던 마음도 있다.
하지만 결정적으론 같이 있던 사람의 문제였다.
왜 그렇게 느낄까 생각을 해봤다.
답답하고 고집스러운 모습들도 물론 있지만 그건 사람에게 느끼는 느낌 그 이후의 문제다.
그 느낌을 그렇다면 왜 나는 받고 있었을까.
아빠의 늙고 약해진 모습이 보기 싫었던 것.
나도 늙는다는 것 그 자체를 부정하고 싶고 언제까지나 젊고 싶은 마음에
이미 그런 모습이 보이는 아빠를 마음속에서 받아들일 수 없고
그렇기에 자꾸 불편한 감정을 느끼며 무의식적으로 밀어내고 있는 게 아니었을까.
나도 요새 시간이 없다고 느끼고 나이를 먹는 것에 불안하다고 무의식으로 많이 느끼나 보다.
그렇기에 그런 모습이 보이는 걸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것이고
그렇게 이 상황 자체를 회피하려 한 거고
그 수단이 무의식적으로 그 약한 모습들을 보지 않고 무시하고
그저 왜 저러지 하고 이해하지 못하고 부정적인 느낌만 느끼는 것이었다.
이유는 적다 보니 알았다.
그런데 아직 해결방법을 모르겠다.
나이를 먹는다는 걸 온전히 받아들이기?
여행 가기 전 유튜브에서 영상을 봤었다.
10년 후를 항상 생각해 보라고.
과연 지금 당연하게 있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그때도 있을 것이라 생각하냐고.
지금 같이 있는 것에 가치를 알고 소중히 하라고.
나도 그땐 잠깐 생각해 보며 느꼈다.
10년 후면 아빠는 60대이고 일도 그만뒀을 것이고 건강하게 있는 게 아닌 어쩌면 좋지 않은 상태일 수도 있다고.
즐길 수 있는 게 지금뿐일 수도 있지 않을까?
어쩌면 마지막 여행일 수도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며 정말 잘 놀지는 못하더라도 같이 즐기자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가자마자 그렇게 싫고 짜증 나고 답답했다.
어떻게 하면 내 마음속 무의식을 바꿀 수 있을까.
살면서 돈도 벌어야 하고, 다른 중요한 일들이 많기도 하고,
솔직히 생각을 하더라도 쓰지 않거나 깊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금방 잊어버려서 계속 미루고 회피해 왔었다.
그래서 한번 써봤는데 그래도 난 아직 답을 모르겠다.
더 쓰면 부정적인 감정에 먹힐 것 같아 더 이상 못쓰겠다.
요즘 항상 드는 생각은 긍정적인 생각 할 시간도 부족한데 부정적인 생각을 할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냥 미뤄만 지는 건가보다.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