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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에서 대학교를 다녔다면 어땠을까
    현피의 이야기 2023. 8. 25.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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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여행 15일 차 8.2

    어제 만난 잘못된 동행자가 아침부터 신나게 전화를 해준덕에 늦게 일어나려던 거 일찍 일어나게 되었다.
    알람보다 효과적이네^^

    나가서 콜롬비아 대학교를 가려고 가다가 여기가 어디지 하고 잠깐 길을 확인하려고 구글맵을 켰다.
    그런데 옆에 식당이 제일 유명한 멕시코 식당이라고 떠서 아 이건 못 참지 하고 궁금해서 들어가 봤다.
    사실 타코나 다른 멕시코 음식들은 먹어봐서 별생각이 없었는데 한국에서 맛있게 먹었던 엔칠라다를 아직 안 먹어봐서 그게 너무 궁금해서 들어갔다.
    엔칠라다를 시키려고 보니 맛이 두 가지가 있었는데 하나는 시그니처 소스를 사용한 맛인 몰레? 였고 하나는 대충 예상이 가는 라임 어쩌고 맛이었다.
    시그니처는 못 참지 하고 바로 시그니처를 시켰고 음식이 나와서 먹었는데...
    이게 뭐지?
    아무 맛이 느껴지지 않았다.
    흠... 맛없는 건가 하고 대체 이게 무슨 맛일까 생각해 보던 중이었다.
    그들의 맛이 궁금해서 그들의 시그니처로 시켜놓고 내 기준으로 한국에서 먹었던 엔칠라다를 기준으로 이게 맛있다 없다를 판별하고 있는 모습이 이중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들의 맛을 즐길 생각은 안 하고 무작정 맛없다고 느끼는 부분들만 찾고 있었다니.
    그렇게 생각하고 다시 먹으니 아까까진 별로 못 느꼈던 맛이나 별로라고 생각했던 맛이 또 새롭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온전히 즐기지 못하고 있지 않았나 싶다.
    그래도 콩은 무슨 맛으로 먹는지 모르겠음 ㅎ..ㅋㅋㅋ
    나중에 친구한테 물어보니 몰레가 초코맛이라는데 엔칠라다 몰레면 무슨 카레 김치 이런 느낌으로 혼종을 먹은 것 같다며 미국식 멕시칸이구만 이런 말을 들었다.
    초코 맛이라고..? 단맛은커녕 크게 맛이 안 느껴졌는데.. 난 대체 뭘 먹은 걸까.


    대학교 와봤는데 거의 모든 건물이 카드를 찍어야 들어갈 수 있었다.
    왜 그런가 싶었는데 관광지처럼 사람들이 좀 많이 구경 와서 그런 듯하다.
    우연히 들어가던 학생이 문을 잡아줘서 같이 들어가게 되어 들어가서 구경했는데 엄청 크고 이게 대학교인지 멋진 건축물인지 모를 만큼 건물이 크고 이뻤다.
    6층까지인가 있어서 다 올라가 보기도 하고 다른 건물들도 돌아다니며 돌아다니다가 한 건물 안에 정착했다.
    들어와서 일기를 쓰며 느낀 건 여기 학생들도 가끔 카드를 놓고 다니는 건지 밖에서 노크하고 그냥 열어달라고 한다는 것.
    그래서 내가 오히려 들어와서 몇 번 문 열어주기도 했다.
    그렇게 있으며 작업을 하다 보니 6시가 되었고 뒤에 같이 뭔가를 하던 학생들도 하나둘씩 떠나기 시작해 눈치도 보이기도 하고 이제는 슬슬 저녁도 먹을 겸 떠나기로 했다.
    있으면서 느낀 건 투어나 관광으로는 체험해보지 못했을 대학생의 삶을 체험해 봤다는 것?
    물론 수업을 듣거나 모여서 노는 건 못해봤지만 그렇게 기숙사 같은 것도 들어가 보고 아이패드로 작업하길래 따라서 작업해 보고 쉬러 갈 땐 또 쉬러 가고.
    대학교를 다시 다닐 수 있다면 여기서 다녀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혼자 있는 학생에게 가서 말을 걸어보고  싶었는데 생각보다 혼자 다니는 사람도 없고 말을 걸려고 해도 혼자니까 용기가 나지 않았다.
    피쉬와 둘이 있을 땐 고? ㄱ? 하면서 용기를 얻었는데 혼자 있으니 쉽지 않네.

    여기선 영감 받기 쉬울듯하다.
    대학교 자체도 건축물 이쁘고 크고 정원도 잘되어 있어 중간에 심심하다 싶으면 가서 누워서 자거나 모여서 피크닉 하고 운동도 하는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대학교를 나오자마자 바로 근처에 엄청 큰 대성당도 있고 중학교 옆 공원엔 무슨 장식물이 엄청 크고 의미도 깊은 게 있고 클래스가 너무 달랐다.

    어린아이들이 지나가며 하나씩 조각상을 만져보며 이건 무슨 동물이지? 이건 무슨 동물이야! 하며 서로 신나서 재잘거리는 모습에 이런 호기심을 자극하고 상상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들이 이렇게 쉽게 접할 수 있으면 당연히 창의적이게 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뉴욕에서의 날짜가 한정적이니 뭐든 하려고 하루하루 아깝게 쓰려고 하는데 같은 시간이고 같은 삶인데 왜 그리도 한국에선 그러지 못했을까.
    경험하기에도 부족한 시간들인데 지금 여기서 일을 하는 시간이 너무 아까웠다.

    그렇게 도시 구경을 좀 하다가 점심엔 크게 먹었으니 저녁은 해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h 마트도 가보고 옆에 큰 마켓도 가봤다.
    오랜만에 파스타가 아닌 고기를 좀 먹고 싶어서 고기 칸을 보다가 돼지고기가 또 엄청 싸서 먹을까 싶었는데 여기까지 와서 그냥 돼지고기만 구워 먹기엔 너무 아쉽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엄청난 크기의 소시지를 발견해 골랐고 어떻게 먹는지 몰라 옆에 지나가던 주민에게 물어봤더니 그냥 그릴로 구워 먹는다 밖에 못 알아들어서 구워 먹으면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마인드로 사기로 결정했다.
    음료는 어제 사둔 슈웹스가 있어서 오늘은 뭘 마실까 하다가 친구가 미국 맥주 먹어달라며 보낸 후보들이 있어서 그중 하나인 fat tiger? 를 골랐다.
    계산할 때 여권이나 주민등록증이 필요할 줄 알고 찍어둔 사진을 열심히 찾았는데 생각보다 검사도 안 하고 그냥 쿨하고 계산해서 좀 아쉽다면 아쉬웠다. 그렇게 성인같이 보이나.
    아무튼 그렇게 숙소에 돌아와 대충 오일을 살짝 두르고 막 구워대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구우니 또 구워진다.
    굽는 도중 누군가 들어오길래 봤더니 새로운 사람이었다.
    생긴 게 약간 한국인 같으면서도 미국인 같아서 긴가민가하고 우선 인사를 했는데 영어를 아주 잘하셔서 음 내 착각이었구나 싶었다.
    그런데 말하다 보니 한국에서 왔다고 하니 자기 아버지도 한국에서 왔다며 한국전쟁 이후에 남미로 넘어오신 거라고 했다.
    뭔가 신기하고 전쟁이라는 말과 이주했다는 말을 들어 좀 가슴이 먹먹해졌다.
    그러는 사이 소시지는 다 구워졌고 이제 맥주도 따고 먹으려는데 피쉬에게 전화가 와 어쩌다 보니 영통으로 먹방을 하게 되었다.
    슈웹스 두 가지 맛 설명하고 짭짤한 소시지랑 어울리는 건 이거 이러며 미국 먹방 찍어보니 또 재밌었다.
    https://youtu.be/vMcv8cL6-DI?si=gXHvabquZQWYExJ2


    그렇게 하루 리뷰를 또 끝냈고 내일 보스턴을 가기 위해서 일찍 일어나 출발해야 하기에 일찍 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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