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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행할 때 늘 아쉬운 영어 실력 언어교환 소셜 네트워킹 가서 들통나다?
    현피의 이야기 2023. 8. 10.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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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어가 안되더라도 즐길 수 있다


    뉴욕 여행 11일 차 29일

    어제 밤 늦게까지 피쉬와 하루 리뷰로 전화하느라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났다.
    11시에 카약을 타기 위해 구글맵에서 찾은 무료 카약 장소를 찾아 떠났다.
    가는 길에 우연히 엄청 큰 식료품을 발견하고 아침도 먹고 오지 않아 배가 고파 좀 있다 올 때 살 거 구경할 겸 물가도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겸 들어가 봤는데 고기도 싸고 다 싸서 깜짝 놀랐다.
    미국도 그렇고 유럽도 그렇고 역시 식재료 자체는 싼데 (특히 고기) 외식이 많이 비싼 것 같다.
    둘러보다가 너무 배고파서 두개가 들어있는 랩 하나 사서 먹는데 배불러서 하나만 먹었다.
    6달러에 샀는데 이걸로 두끼면 너무 싼데?
    쓸 땐 쓰고 아낄 땐 아끼고.
    이렇게 혼자 있거나 별로 먹고 싶은 게 없을 땐 좀 아끼고 같이 먹거나 먹고 싶은 게 있을 때 많이 쓰는 게 여행의 묘미이지 않을까 싶다.


    카약 장소에 도착했더니 카약은 커녕 아무도 없었다.
    뭔가 싶어서 근처를 돌아다니며 구글맵에 질문도 해보고 답장 올 때까지 기다릴 겸 리버뷰도 즐겼다.
    그렇게 돌고 돌아 한바퀴를 돌아와 보니 카약 장소에 돌로 된 설명판이 있었고 읽어보니 미리 가입해서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쓰여있었다.
    이것도 확인 안 하고 구글맵에 물어보다니 조금 뻘쭘했지만 구글맵도 답장을 안 해줘서 잘됐다 싶었다.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보니 무료 카약은 이벤트식으로 하는 거고 특정 장소 시간 정해져서 미리 예약하는 거였다.
    오늘은 여기가 아닌 조금 더 위에 있는 다른 지역에서 하는 거라 포기하고 돌아가려는데 아는 형이 밋업이라는 어플을 추천해 줬다.
    밋업이란 특정 주제를 가지고 모여서 얘기하는 소셜링을 하는 어플이다.
    한국에서도 문토라고 비슷한 어플이 있고 해 봤는데 재밌었던 기억이 있어 관심이 있었고 심지어 여긴 미국이고 뉴욕이니 얼마나 다양한 주제들이 있고 사람들이 모일까 너무 궁금해 바로 깔아봤다.
    문토에서 보던 주제들보다 훨씬 많고 다양한 주제들과 사람들이 있었는데 예를 들자면 언어교환, 마케팅 강의, 파티, 춤 이런 한국에서도 볼 수 있는 것들과 과학, 기술, 강아지 이런 한국에서 보기 힘든 주제들도 있었다.
    바로 춤이랑 언어 소셜 관련으로 관심사를 두고 가입했고 오늘 저녁 7시에 하는 언어교환 소셜파티에 참석하기로 했다.
    비록 카약은 못 탔지만 밖으로 나온 덕분에 카약도 어떻게 하는지 알 수 있었고 밋업이라는 어플도 받을 수 있었고 돌아오는 길엔 아까 봐둔 매장에서 싼 고기도 사 올 수 있었다.

    추천한 납복도 사먹었던 건 안비밀

    집에 도착해선 샤워를 하고 드디어 쌓인 빨래를 하러 코인 빨래방에 가봤다.
    한국에서도 코인 빨래방은 잘 사용하지 않아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어 서있으며 옆에 아저씨가 하는 걸 보고 있으니 말도 안걸었는데 아저씨가 쳐다보는 걸 보고 곤란한 걸 알았는지 가루세제 사는 거 도와주셨다.
    가루세제 사러 가니 계산해주신 직원분도 친절하게 세제 사고 나서도 도와줄 거 있냐, 카드는 빨래방 카드를 만들어야 한다 등을 알려주시고 카드 만들고 충전하는 거 도와주고 세탁기까지 같이 돌려줬다
    만약 무서워서 빨래방에 가지 않거나 가서도 물어보지 않고 혼자 하려 했다면 얼마나 힘들었을지 모르겠다
    빨래를 다 돌리고 나선 집이 더우니까 금방 마를 거 같기도 하고 집 좀 시원하게 만들 생각으로 건조기는 돌리지 않고 가져와서 널었다.
    외국에서 현지인들이 전깃줄에 빨래 거는 것처럼 직접 빨랫줄에 걸어보기도 하고 새로운 삶을 즐겨볼 수 있는 기회였다.
    옷을 다 건조하고 나서 정리하고 드디어 기대하던 언어교환 소셜 네트워킹을 하러 약속장소로 갔다.
     
    도착해서는 놀란 게 이런 모임을 하면 서로 말을 할 수 있도록 긴 탁자형 테이블을 쓰거나 작은 테이블들도 다 붙여서 적어도 2대 2 3대 3 이렇게 말을 할 수 있도록 자리를 마련해 줬는데 여긴 그런 것 없이 그냥 바 테이블과 뒤에 두 명이 겨우 앉을 수 있는 자리들만 있었다.
    여기가 맞나 싶었고 직원에게 언어교환 소셜링 화면을 보여주며 맞냐고 물어보니 여기가 맞다고 바 자리에 앉혀줬는데 이미 말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 옆에서 말 걸기 힘들었다.
    그래서 처음엔 폰만 잡고 앉아서 피쉬와 엄마한테 카톡을 하기 시작했는데 10분쯤 지나니 여기 말하는 거 연습하고 사람과 교류하러 와선 폰만 보고 있는 나 자신이 너무 아싸 같았다.
    이건 아닌 것 같아 이제 폰을 내려놓고 말을 걸진 못하더라도 어떤 사람들이 왔는지, 온 사람들은 대체 무슨 얘기를 할까 조금씩 들어보기 시작했다.
    천천히 둘러보며 느낀 건 사람들이 나이나 성별 어느 나라에서 온 지 전혀 신경 안 쓰고 말 걸고 그냥 대화를 이어나갔다.
    20대보단 3~40대도 많이 보였고 특히 놀란 건 생각보다 나이 드신 할아버지도 오시는 것이다.
    그렇게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이 많이 오니 자리가 좀 섞이기도 하며 자유롭게 말 거는 분위기가 생성되어 드디어 나에게도 먼저 질문을 하시는 아랍 분도 생겨 말을 하기 시작했다.
    아랍 분과 많이 말하고 느낀 건 성인이더라도 모국어가 영어가 아니다 보니 다들 영어 배우러 오는 사람이 많다는 것과 나도 영어 실력이 참 부족하다는 것.
    옆에 있던 분도 영어 배우고 싶으면 어느 모임 더 있다며 추천해주시고 어떤 도서관에서는 영어를 가르친다고 알려주셨다.
    다음엔 스페인 국가가 붙어진 사람이랑 대화하기 시작했는데 알고 보니 페루 사람이었고 난 이미 한국에 페루 친구가 있어 너무 신기해 재밌게 말하기 시작했다.
    대화를 하던 중 뭔가 음식을 추천해 주길래 봤더니 세비체라고 이미 첼시마켓에서 먹었던 거라서 놀라며 ‘오 이거 먹었다’고 하니까 신기해하며 이거 페루 전통음식이라고 한국에 있는 페루 친구한테 말하면 웃을 거라고 해 그 자리에서 바로 페루 친구에게 세비체 먹었다며 디엠을 보냈고 반응도 재밌다고 유명하다고 답장이 왔다.

    다들 처음 만나는데 어떻게 지내냐로 시작해서 어느 나라에서 왔고 이런 문화가 있다 등 간단하게 몇 마디 하는 게 참 신기하다.
    이런 교류하는 문화가 잘 발달되어 있어서 그런 건지 며칠 전 박물관에서 어린애가 먼저 말 걸고 엄청 떠들던 것도 생각이 났다.
    교류할 수 있는 건 개방된 마인드도 한몫한다고 생각한다.
    나이도 국적도 인종도 신경 쓰지 않고 편견 없이 말하는 것들
    한국으로 따지면 할아버지한테 '여 할아버지 오늘 밥 먹었어?', '어디서 왔다고? 오 거기 예쁘지 어어 만나서 반가워~'하는 거와 마찬가지인데 이게 한국에선 가능할까?
    어떤 존댓말을 써야 할지 생각하고 무례하지는 않은지 걱정하며 말을 할 때 항상 신경 써야 하는 한국이라면 이렇게 자유롭게 소통이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래도 한편으로 느끼는 건 사람마다 다 느낌이 다르다는 것.
    보통 외국인을 상상하면 먼저 말도 걸고 자신감도 넘치고 쾌활하고 활발한 사람을 떠올릴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어떨까.
    여기서도 먼저 말 거는 사람들이 있고 아닌 사람들이 있다.
    자신감 있는 남자도 많고 아닌 남자도 많다.
    결국 다 똑같다.

    어느새 시간은 8시 반이 지났고 같이 오기로 했던 피쉬가 연락이 없어 전화를 해보니 자다 일어나 오늘은 그냥 집에서 쉰다고 들어 저번에 갔던 살사바 위치를 전달받고 전화를 끊었다.
    이제 9시에 친해진 알바가 있는 클럽 카체라는 살사바로 가려고 소셜 네트워킹 호스트에게 인사를 하고 나가려는데 나가려고 말을 거니 10시부터 시작이라고 dj 와서 음악도 튼다, 어디 클럽 가냐 물어봐서 클럽 카체를 보여주니 라틴 클럽인 거 알고 ‘춤출 줄 아냐’ ‘안다’ ’그래도 여기가 더 음악 좋을 거다 ‘라고 현혹당해서 결국 다시 이름표를 작성하고 자리를 찾아 나섰는데 말 걸기가 너무 어려웠다.
    어느 나라 어느 도시에서 온 지 물어보는데 확실히 온 곳도 다양하고 여행도 하며 아는 게 서로 많으니 그런 얘기만 하더라도 얘기가 엄청 길어진다.
    한국에선 서로 대화를 할 때 어디서 온 지, 고향이 어디인지가 크게 중요하지 않은데 여긴 그 얘기에서부터 가족사나 문화나 이런 게 이어지니 의미가 있다.
    그런 주제 말고는 무슨 일을 하는지, 학생이면 무슨 과목을 공부하는지, 공부하는 거 좋아하는지를 엄청 물어봤다.
    내가 공부하는 거 안 좋아한다고 하면 다들 놀라서 왜 안 좋아하냐 물어본다.
    여긴 진짜 좋아하니 공부하는 문화인데 우린 그냥 어쩔 수 없이 공부하는 느낌이랄까? 조금 슬펐다.
    결국 음악이나 춤이 아니면 내가 아는 주제가 별로 없어서 그런지 말하기가 힘들었다.
    뭔가 나도 한국어라면 뭐라도 말할 거리를 찾아서 말하겠는데 영어니까 정말 머리가 안 돌아가 말할 거리가 생각이 나지가 않았다.
    영어가 안되니 말을 걸긴 어려웠지만 대신 누군가가 나에게 말을 걸어주면 정말 열심히 말했다.
    그래서 그런지 시간이 지나고 나서는 다들 날 엄청 좋아했다.
    치킨도 얻어먹고, 술도 얻어 마시고, 자기는 어느 도시에 사는데 경치가 진짜 아름답다며 원하면 투어도 시켜주겠다 갈 거냐 물어보고, '다른 클럽에 넘어갈 건데 너도 갈 거냐', '어디 간다면 나도 따라가겠다'하며 따라오려는 사람도 생겼다.
    그렇게 우선 시간을 보내며 언제 나갈지 타이밍을 보는데 재밌는 부분을 발견했다.
    분명 처음엔 나이 드신 분들도 있고 정말 여러 사람들 만나서 얘기하는 느낌이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끝으로 갈수록 점점 나름 젊은 사람만 남고 남은 남자들은 여자 찾아서 얘기하고 결국 여자를 찾기 위한 남자들의 모습들만이 보였다.
    그래서 이젠 얘기할 사람 찾기도 어려워 드디어 살사바를 가기로 했고 아까 가자고 말한 남자와 같이 나갔다.
    살사바는 클럽 카체라는 곳으로 거기 있던 알바랑 친해졌는데 오늘도 일하고 있다 해서 가기로 한 것이다.
    클럽은 2층에 있고 민증 검사를 하는데 사진으로도 통과가 된다.
    도착해서 알바와 인사를 나누고 데려온 친구와 같이 있는데 나오는 음악이 바차타 음악이 아니라 완전 파티 음악이 나와서 난 즐기기 힘들어 그냥 3층으로 올라갔다.
    3층엔 힙한 팝이나 힙합이 나오는데 여기도 다들 그룹으로 놀러 왔는지 그룹으로 놀고 있어 끼기 힘들었다.
    그 와중에 같이 왔던 친구는 거기 있는 여자애들 무리에 끼려고 하는 게 보이고 난 딱히 관심 없어서 그냥 따로 헤어져서 각자 즐기기로 했다.
    사실 말도 안 하고 간 거지만 뭐 알아서 알아들었겠지.
    처음엔 살차타 못 추기도 하고 노래도 너무 클럽 파티 음악이라 잘 못 즐기고 있었는데 너무 춤을 추기 위해 온 것에 집중해서 그런 게 아닌가 하고 내려놓고 그냥 놀러 온 것처럼 즐기자는 마인드로 바꾸자 잘 호응해 주는 사람도 몇 명 만나고 술도 산적 없는데 같이 놀았던 분한테 계속 얻어마시고 같이 잘 놀기 시작했다.
    언어적으로 별 소통을 안 했는데도 어떻게 그렇게 가까워지는지 신기하다. 
    그렇게 놀다 보니 정말 이상형 그 자체도 만났다.
    나이가 조금 있으신지 주름이 보이긴 했는데 너무나도 내 이상형이었다.
    팔다리도 정말 길고 말랐으며 웃는 게 너무나도 예뻤다.
    심지어 노는 것도 완전 잘 놀아서 보는 내내 즐겁고 그 미소를 보고 있으니 그냥 행복했다.
    같이 즐기는게 느껴지는 게 그냥 몸만 부비는게 아니라 눈을 보면서 그 눈으로 대화하고 눈으로 웃는다는게 느껴진다는 얘기가 뭔지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게 서로 말없이 눈 마주치며 웃으면서 춤추면서 좋은 느낌을 서로 느낀다는 게 느껴지니까 뭔가 더 말을 걸 필요도 없었다.
    물론 시간이 지나 이제 나도 가야하고 그 사람도 가야할 시간이라 그때 가선 아까 너무 좋았다고 말을 거니 바로 또 포옹해주며 너무 좋았다 뭐 어디서 왔냐 이런식으로 자연스럽게 먼저 스몰토킹을 이어갔었다.
    그래서 헤어지기 전에 또 인스타를 받았고 그 뒤로도 가끔 연락을 했다.
    그렇게 원래는 새벽 1시나 2시에 가려했는데 그분이 계속 있고 같이 노는 게 너무 재밌어서 계속 있게 되었다.
    결국 4시가 되었고 같이 놀던 분도 가시고 아르바이트생이 일이 끝나서 나간다고 하길래 이젠 가야겠다 싶어 바로 같이 나갔다.
    같이 나가서 지하철 타러 가는데 같은 지하철역에서 타고 아르바이트생의 지하철이 오는데 30분이 걸리기도 해서 내 거 알려주고 기다려주는 김에 얘기한다며 30분 정도를 더 같이 얘기했다.
    영어를 잘 못해서 너무 아쉽다고 얘기하니까 아니라고 발음도 좋고 이렇게 소통하고 있지 않냐고 말해줘서 고마웠다.
    나도 그 정도는 괜찮은데 단어가 아쉽다고 하니 그건 연습하면 된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다들 그렇다고 너무 감사했다.
    지하철이 24시간인 것도 놀라웠다.
    근데 지연이 많이 되어 원래 타려던 것도 거의 30분인가 더 기다려서 탔다.
    새벽 4시의 지하철은 생각보다 안전했고 5시 롱아일랜드 시티의 밤거리도 늘 그렇듯이 아무도 없고 조용했다.
    정말 남들은 위험하다고 해서 도전 안 하는 것들을 어쩌다 다 하게 되었는데 다 괜찮았다.

    뉴욕에서의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하니 하루하루 정말 뜻있게 알차게 살아야겠다고 생각을 했고 이걸 위해 여기 온 게 아닌가 이걸 느껴서 계속 늘어지지 않고 열심히 달려 나가기 위해서가 아닌가 느낌
    뜻있고 알차게는 노는 것도 무조건 포함이다 놀더라도 가치 있는 도전하는 경험들로 논다는 의미 그냥 게임하고 별 부질없는 노는 걸 말하는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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