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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낭만 있는 삶은 뭘까? 투어였다면 하지 못했을 경험들
    현피의 이야기 2023. 8. 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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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어에서는 찾지 못하는 낭만 있는 경험들

    뉴욕 여행 9일차

    나이아가라 폭포를 가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남들과는 다르게 더 편하고 싸게 쉽게 루트까지 정해주는 투어를 선택하지 않고 시작한 로드트립 그 끝은 어제 올린 글처럼 결국 차박으로 마무리되었다.
    테슬라 타고 나이아가라까지 로드트립하는데 호텔은 사라지고 차박하고 돈까지 뜯겨? 진짜 미치겠네? - https://hyundeanandfish.tistory.com/m/entry/%ED%85%8C%EC%8A%AC%EB%9D%BC-%ED%83%80%EA%B3%A0-%EB%82%98%EC%9D%B4%EC%95%84%EA%B0%80%EB%9D%BC%EA%B9%8C%EC%A7%80-%EB%A1%9C%EB%93%9C%ED%8A%B8%EB%A6%BD%ED%95%98%EB%8A%94%EB%8D%B0-%ED%98%B8%ED%85%94%EC%9D%80-%EC%82%AC%EB%9D%BC%EC%A7%80%EA%B3%A0-%EC%B0%A8%EB%B0%95%ED%95%98%EA%B3%A0-%EB%8F%88%EA%B9%8C%EC%A7%80-%EB%9C%AF%EA%B2%A8-%EC%A7%84%EC%A7%9C-%EB%AF%B8%EC%B9%98%EA%B2%A0%EB%84%A4

    테슬라 타고 나이아가라까지 로드트립하는데 호텔은 사라지고 차박하고 돈까지 뜯겨? 진짜 미치

    삶은 뜻대로 되는 게 없지만 받아들이는 태도가 중요뉴욕 여행 8일 차 어젯밤에도 뜻했던 대로 일기를 쓰지 못하고 너무 피곤해서 잠들었는데 오히려 그런 덕분에 아침에 해를 보겠다던 생각에

    hyundeanandfish.tistory.com

    새벽 7시부터 일어나 졌고 일어난 김에 사람도 없을 때 여유롭게 폭포 구경을 하기로 했다.
    드디어 구스 아일랜드에 도착했고 영상이나 사진에서 보던 나이아가라 폭포를 생각하고 다가가는 순간.

    이런... 물보라에 하나도 보이지가 않고 심지어 폭포에서 튀는 물로 온몸이 다 젖었다.
    하지만 아무 생각 없이, 옷 젖는 거 신경 안 쓰고 오히려 벗고 즐기며 돌아다니는 낭만을 즐겼다.

    3가지 물줄기 중 두 개는 캐나다에서 봐야 잘 보이고 하나만 미국에서 잘 보여서 다들 캐나다에서 구경한다고 한다.
    그렇게 폭포도 구경하고 투어였다면 바로 돌아갔겠지만 우린 좀 더 걸으며 섬을 좀 돌아다니다가 잘 보이지 않는 비밀통로 같은 걸 발견해 들어가 봤다.
    들어가는 입구가 더럽고 가는 길은 정글처럼 나무로 뒤덮이고 좁은 데다 거미줄도 쳐져있었지만 끝까지 들어가 봤더니 정말 가까이서 강을 구경할 수 있었다.
    이런 곳까지 깊숙이 자유롭게 들어가는 경험들을 과연 투어였다면 할 수 있었을까?

    이제 구경도 다했겠다 섬을 나와서 가는데 피자도 먹을 겸 공원도 둘러볼 겸 심지어 주차를 돈 내고 해 보는 경험도 할 겸 피자 가게 앞 도로에 내려 5달러를 내고 주차를 했다.
    공원 좀 돌고 보니 거기서 전망대랑 폭포 근처로 가는 배를 타는 매표소여서 잠시 고민했지만 그냥 돈 내고 타는 배 타고 갔다 오는 폭포 체험은 나중에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그냥 다음으로 미뤘다.
    지금은 지금만 할 수 있는 돈 주고 못하는 경험들을 더 하고 싶었다.
    그렇게 다시 출발하려고 차에 와보니 한 시간에 5달러 낸 주차비가 아깝게 30분도 안되어 돌아왔었다.
    우선 배터리가 없어 또 슈퍼차저로 충전하러 갔다가 갑분 피쉬가 피자가 먹고 싶다 해서 근처 피자가게로 갔다.
    미디엄 두 개로 시켰고 엄청 많이 나와 남아서 먹고 포장해 갔다.
    가게도 피자도 모든 게 낭만 있게 큰 것 같다.

    왓킨슨 글렌(Watkins Glen State Park)이라고 처음 로드트립을 시작할 때 가다가 중간에 들르자고 했던 곳인데 나이아가라 폭포 올 때는 여유가 없어서 지나쳤다가 이제 집에 갈 땐 빨리 출발했으니 시간이 좀 나서 이왕 가보기로 한 거 가보기로 했다.
    가는 길 근처에 마치 바다와도 같은 엄청 큰 호수가 있었는데 덕분에 이쁜 경치를 즐길 수 있었다.
    한국에서도 충주호가 큰 편이라 보면서 크다 싶었는데 여긴 비교도 안된다.
    왓킨슨 글렌에 도착했고 들어가는데 10달러라 잠시 고민하다 온 거 그냥 들어가자며 일단 들어가서 주차하고 보니 주차장 바로 오른쪽에 수영장이 있어 들어가 보니
    현지인들이 가는 수영장에, 입장료도 없고, 한국인도 없고, 다이빙대에서 뛰어내리고 있고.
    낭만 미쳤다.
    수영복을 가져왔는데 드디어 쓸 수 있겠다, 이건 못 참겠다며 들어가자고 말했다.
    우선 빠른 후기: 진짜 좋고 재밌었어서 완전 추천한다.
    피쉬한테 수영도 가르치고, 난 다이빙대에서 다이빙도 많이 하고, 무엇보다 여기 오는 사람들이 관광객보다도 근처 사는 고등학생 아니면 초등학생 애들이랑 가족이 오는 느낌이라 현지인 느낌을 느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한국에서는 찾기도 힘든 다이빙대랑 그에 맞는 깊은 수심이 있는 수영장과 애들이 자유롭게 기교를 펼치며 뛰는 모습들이라니 진짜 낭만이 넘쳤다.

    이런 모습을 보며 고등학교를 미국에서 다녔어야 했다며 얘기했더니 30대 때 이런 걸 경험하는 것보다 지금 하는 게 낫지 하며 사실 올 거면 초등학생 때부터 라며 넘어가는 피쉬.
    그렇게 수영을 즐겼고 들어오기 전 폰도 서랍에 두고 와 사진도 못 찍고 몇 시인지 시간도 몰랐지만 정말 그 순간이 즐겁고 행복했다.
    수영 후 수건도 없이 온 우리라서 입고 왔던 옷으로 대충 몸을 닦고 바지만 입고 나갔지만 햇빛이 너무나도 따뜻해서 차 위에 옷도 올리고 아까 포장해 온 피자도 먹으며 이 순간의 낭만을 즐겼다.


    어떻게 보면 정말 하나같이 기분이 안 좋을 순간일 수 있다.
    수건도 안 가져왔지, 원래 보려던 관광지에서 이쁜 돌들로 이루어진 벽은 안 보고 수영만 했지, 빨리 집 가야 하는데 시간은 또 어느새 1시간이나 지났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 현지인들처럼 수영해보고 싶어서 수건이 없다던가 시간이 없다던가 하는 제약들이나 뒤는 생각하지 않고 일단 도전하는 경험들, 이런 게 낭만이 아닐까?
    심지어 피시는 알고 보니 물을 무서워해서 수영하기 두려웠는데 들어와서 자유영과 평영을 조금 배워서 너무 좋았다며 물과 조금은 친해진 것 같다며 좋은 경험이었다고 했다.

    그렇게 왓킨슨 글렌에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시간이 없어 구경은 더 하지 못하고 출발했다.
    그렇게 슈퍼차지를 찾아와 보니 또 콜롬비아 슈퍼차지라 온 김에 드디어 타코벨을 먹기로 했다.
    슈퍼차지에서 타코벨까지는 걸어서 5분 정도 거리라 조금 걸어야 했는데 하필 슬리퍼를 신고 와 발에 흙이 들어갔다.
    흙이 들어가 약간 짜증을 내며 피쉬한테 잔디 있는 곳을 피해 돌아가자 했더니 오히려 자연과 가까워졌다며 자연을 즐기라고 잔디로 가자고 했다.
    그걸 듣고 생각해 보니 어차피 가게 가서 씻기 전까진 내가 화를 내든 짜증을 내든 무슨 짓을 하던 이미 슬리퍼에 흙이 들어온 사실은 변하지 않고 가는 그 시간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나한테 달려있었다.
    그 생각을 한 후로는 진짜 피쉬의 말처럼 그냥 흙을 밟는 느낌을 즐겨보았다.
    그랬더니 생각보다 재밌고 잔디도 밟으며 이슬이 느껴지는 그런 상쾌한 느낌도 느낄 수 있었다.
    타코벨에 도착해서 피쉬는 주문을 했고 나는 배가 살짝 부르기도 하고 씻고 싶어서 화장실에 갔던 참이었다.
    화장실 가는 길에 있던 편의점에서 콜라 두 개를 사면 소시지 2개를 공짜로 준다기에 너무 궁금해 콜라를 사보았다.
    진짜로 소시지를 내 맘대로 만들어서 먹으면 된다고 알려줘서 신나게 만드는데 피쉬가 이미 한쪽이 벌어져있는 빵을 안 열린 줄 알고 반대쪽도 찢어 다 찢어져 버렸다.
    새로 다른 빵을 꺼내려다 그냥 먹자고 해서 소시지와 여러 토핑들을 담았고 먹을 때 보니 아니나 다를까 걱정한 대로 바로 터져서 줄줄 새 버렸다.
    결국 손으로 떨어진 토핑들이랑 소시지를 주워 먹다 보니 인도식처럼 밥을 먹고 있었고 그 모습에 그냥 포기하고 진짜 인도식처럼 손으로 먹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생각한 게 결국 이것도 씻기 전까진 해결하지 못할 문제인데 왜 그렇게도 깨끗하려 했을까.
    손에 안 묻으려고 노력하고 손에 묻으면 화내며 바로 휴지로 닦고.
    그랬던 나에서 이젠 어디 묻든 그냥 즐기며 먹고 다 먹고 나서 씻는 내가 된 걸 보며 신기했다.


    다 먹고 돌아가는 길엔 노을을 보았는데 진짜 너무나도 예뻤다.
    노을을 보니 피쉬가 아까 우리가 올 때는 등 지고 오느라 못 봤는데 알고 보니 이렇게나 이쁜 노을이 있었다며 삶을 살아갈 때 앞이 어둡고 침침하더라도 뒤에 있는 노을을 생각하며 나아가자고 했..나? 사실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뭔가 저런 뉘앙스였고 정말 좋은 말이었던 건 기억이 난다ㅎ.

    그렇게 성공적으로 마지막 도착지 뉴저지에서 테슬라 렌트 반납을 마무리했고 지하철을 타고 집을 가는데 맨해튼 쪽으로 가야 할 걸 잘못 타서 월드 트레이드 센터로 왔다.
    진짜 투어였다면 이렇게 다른 곳으로 가지도 않고 진작 집에 도착했겠다.
    하지만 덕분에 월드 트레이드 센터 지하철도 보고 그 안도 직접 걸어보며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지하철을 보니 완전 깔끔하고 잘해 놨던데 뉴욕 다른 지하철들은 대체 왜... 분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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